계속 지원 할 겁니까?

25년이 밝았다
24년을 정리하는 글을 쓰고, 아는 후배가 물었다.
“형. 올해에도 지원 사업 지원 할 거에요?” “아님 나 좀 도와줘요”
그래서 생각해봤는데…난 올해도 지원은 할 것 같다. 사실 많은 분들이 지원 사업 = 투자 만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해 보면 아닌 것들이 더 많다. 그리고 그 아닌 것들 중 도움 되는 것이 꽤 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떤 것을 할지 좀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지원 사업이란?
내가 생각하는 지원은 보통 정부 지원 사업 외 범위를 좀 넓게 보는데, 보통 개인적으로는 4가지 형태로 나누고 있다 (내 기준임)
- 지원금 및 투자금 과 같은 직접적인 사업화 금액 관련 사업
- 멘토링 등 교육 관련 사업
- 입주 관련 사업
- 기타 특수 목적 (예: R&D, 글로벌 등)
아마 대부분의 창업자가 익숙한 것은 1번이다. 많이 알고 있는 예비창업페키지, 초기창업페키지 등 대표적인 정부 지원 사업. 그리고 일반 엑셀레이터 혹은 초기 VC 들이 운영하는 Batch Program (예: 프라이머, 스파크랩스, 본엔젤스 등)
물론 엄밀하게 따지면 지원금과 투자금은 그 성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사실 나눠야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돈 주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묶었다 ㅋㅋ
그리고 그 다음은 진짜 돈 안주는 (거의 99%) 사업인, 멘토링 및 교육 사업이다. 이쪽은 정말 처음 창업을 하시거나, 혹은 뭔가 물어볼 곳이 진짜 없을 때 하는 사업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내 사업을 말하기 힘든 만큼 평가나 코칭도 어렵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거의 지원은 해 본 적 없다. (그래서 잘 모른다)
세 번째는 입주 관련 사업인데. 최근에는 입주 + 투자/교육 묶어서 진행하는 것들도 많다. 예전엔 이런 형태가 많이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꽤 선호하는 형태다. 극-초기 기업의 경우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돈을 아끼는 일이다. 근데, 투자나 교육을 받으면서 꽤 좋은 시설을 저렴하게 (혹은 공짜로) 사용 할 수 있다는 건 큰 메리트다. 그래서 매우 적극 추천하고 있다!!
마지막은 그냥 기타로 다 묶은건데… 뭔가 특정한 목적에 맞게 구축 된 사업이다. R&D 관련 개발 비용을 지원하거나, 해외 진출 관련 내용을 자원하는 뭐 그런거다. 근데, 이 역시 요즘은 다 묶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번의 Batch Program 중에서 멘토링도 지원하고, 입주 공간도 주고, 해외 진출도 도와주는 뭐 그런 경우다. 예를 들어 Orange Planet, Fire Camp(스프링캠프) 등을 보면 사실상 1~4번을 다 하고 있긴 하다. 물론 R&D 지원의 경우 저것들과 별개로 가긴 한다.
그럼 이걸 왜 지원 함?
사실 나는 지원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사람이다. 특히 정부 지원 사업이나 멘토링, R&D 사업에 대해서는 더더욱. 내 생각은 단순했다. “사업가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 검증은 시장에서 받아야 한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명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우선 첫 번째는 바뀌어버린 ‘메타’ 때문이다
과거 정부 지원 사업은 그냥 눈 먼 돈 먹기. 그리고 Batch Program은 Demo day 한 번 하고 끝. 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별로라고 생각했다 (근데 둘 다 하긴 함 ㅎ). 하지만, 최근에는 이 생각이 달라졌는데, 우선 정부 지원 사업의 경우 민간 투자사와 연계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 과거엔 ‘이게 도움이 됨?’ ‘저 사람 진짜 전문가 맞음?’ 이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면, 최근에는 프로그램 종료 이후 다양한 연계 혜택 (투자, 자문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민간 AC 등의 Batch도 기존에는 교육 → 데모데이 → 졸업(끝) 형태에서, 지금은 다양한 후속 지원, 글로벌 진출, 입주 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기수 제도 (예: 프라이머 19기, 20기 등) 통해 다양한 선/후배 창업자를 만나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이거 강추!!!) 그래서 최근엔 저런 거 안 하면 창업 생태계에 구축 되어 있는 Inner Circle에 합류하기 어려워 진다.
과거 시장에 돈이 많을 땐, ‘굳이 귀찮게 이런 걸 하나?’ ‘그냥 VC 투자 받자’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으니 적응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당연하지만 ‘돈’ 때문이다
나도 첫 창업을 했을 때 돈 = 투자금 (혹은 지원금)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이 돈이 들어오는 것은 한정적인데, 나가는 곳은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5인이 근무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경우 대충 한 달에 숨만 쉬어도 나가는 인건비 + 임대료는 대략 1,800~2,000만 원 수준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대충 2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물론, 넉넉한 투자금 + 매출이 있다면 문제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그런 게 없다 (ㅠ)
대한민국 SEED 투자 금액이 대충 1억 원 조금 넘는 수준이니, SEED 투자를 받았어도 1년을 못 버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지원 사업 1~2건 + 입주 지원 사업을 진행해야 이 부분이 Cover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걸로 구구절절 연명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 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살아야지 내일이 있는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지원 사업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매출 이야기를 하시는데.. 보통 서비스를 출시해도 아무도 안 쓰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버텨야지
2025년 도전 목록
그래서 길었던 서론을 정리하자면, 난 올해 아래 네 가지 중심으로 지원 사업에 도전 할 예정이다.
해외 배치 프로그램
작년에는 몇 군데 미팅 했지만, 결국 최종 탈락했다. 올해는 미국 중심으로 제대로 도전해볼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 사업
글로벌 창업 사관학교 같은 프로그램은 보통 1월부터 공고가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입주 프로그램
초기 창업자라면 입주 프로그램은 필수다. 공유 오피스도 좋지만, 입주 프로그램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R&D와 매출 지원
R&D 지원금, 바우처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2024년과 동일하게 Notion에 관련 내용을 정리 할 예정이다.
창업자라면 본인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다 찾을 수도 있고, 그리고 특정 AC 및 VC Mail List에 등록해서 소식을 받을 수도 있으며, 마지막으로 투자자 매칭 플랫폼에 가입해서 관련 뉴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이상하게 그냥 내가 손으로 정리하는 게 좋아서, 알아서 정리 예정이다. (그리고 내 블로그에 관련 내용을 계속 올릴 예정이다)
그러니, 혹시 필요한 분이 있다면, 다음 주 올릴 예정이니 공유 해 가셔도 된다. 굳이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2024년 “왜 이렇게 많은 지원 사업을 했지?”라는 질문으로 시작 한 글 쓰기였지만, 하다 보니 꽤 도움이 되는 듯 해서, 2025년에는 더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만약 관심이 있다면 많이 봐 주시길 바란다. (본격 취업 도전기 같은 느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