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투자자들은 날 싫어한다

Enterpreneur
2025-05-23 작성자: Shaman Kim

🧨 망하는 창업의 기술 - Ep.2 투자자는 왜 날 싫어하는가?

1. 왜 난 투자를 못 받을까?

😢 남들은 다 잘 받는데 왜 우리는 못 받을까?

그동안 나는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에 합격하고, 24년 에는 96개의 국내외 투자 Batch에 지원했으며, 다양한 AC와 VC를 만나봤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투자를 못 받은 사업은 그냥 못 받을만하니까 못 받은 거다. 누구는 받았는데 나는 못 받았다. 라는 비교를 할 이유도 없고, 받은 사람도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아! series B 이후 기업의 투자 유치 실패는 초기 기업과는 원인이 다르다. 이쪽은 좀 더 숫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아무튼, 초기나 중기, 후기 상관없이 투자 유치 실패에는 다 각각의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창업자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투자자와 창업자는 바라보는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회수’를, 창업자는 ‘’성장’을 원한다.

그래서 이를 잘 모르는 창업자는 초기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잘 못 된 Process로 접근하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신다. 창업자는 당연하게 ‘성장’ 에 집중하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과 사업 아이템의 특별함, 기능 등에 집중하지만, 투자자가 듣고 싶은 건 다른 거다.

물론, 이걸 안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도 처음엔 못 받았다 😇

2. Series B 이상: 숫자가 안 나오면 끝

📊 숫자가 전부다

사실 B 이후부턴 팀이고 비전이고 의미 없다. 중요한 건 숫자다

당신의 기업의 매출, 이익, 성장률, CAC, LTV, Retention rate 등. 이 모든 것이 사업을 말해 준다. 어차피 기업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짧게는 1번, 길게는 2~3번의 초기 투자를 받았는데, Round B를 못 받았다? 그럼 99% 확률로 당신의 회사가 만들어 내는 숫자의 ‘계산’이 안되기 때문이다.

나는 Finance팀을 Lead 하면서 회사의 IR 자료를 만들고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200억, 1,000억 IR Deal을 만들던 시절 이런 금액을 투자자가 가장 관심을 두고 물어보는 건 두 가지 였다

“ 너희 목표한 매출을 어떻게 달성할 것임?” ” 목표한 Value는 언제 도달할 수 있음?”

한국 VC 중에는 아직 그런 분들 못 만났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VC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줬다. “우리는 회사의 가치를 얼마라고 생각하고, 이 정도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할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이 과정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와 전문가를 소개해 줬고, 우리는 그들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지표를 찍어나간 경험이 있다.

그리고 실적이 나오면 회사는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면, 추가 투자 유치던, IPO던, 회사는 망하지 않고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은 기업 M&A와 Exit Plan에 대한 지원이나 기반이 좀 약해서, 결국 많은 창업자가 IPO로 가고. IPO 이후에 주주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뭐 일단 투자자는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니 숫자만 나오면 투자는 당연하게 이뤄진다.

물론 모든 기업이 숫자가 나온다고 series C, D, Pre-IPO로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숫자가 잘 나오면 크게 문제는 없다. 반대로 숫자가 잘 안 나오면 기업의 소식은 뉴스에서 보게 되는 거고, 실제 내가 예전에 다녔던 곳도 뉴스에서 볼 수 있었다.

투자를 못 받은 이유: A Round 이후 라면, 숫자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3. 극초기 투자: 결국 ‘팀’과 ‘매력’

👨‍👩‍👦‍👦 초기 투자 = 팀

나는 2024년에 96개 정도의 초기 Batch, 지원사업을 지원했고, 3번의 창업 과정에서 만난 VC와 AC는 약 100명이 넘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내가 겪은 느낌은, 초기 투자는 70%가 팀이다. 물론 좋은 팀이란 것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야기하자면,

  1. 좋은 학교 나온 팀 (예: 서울대)
  2. 좋은 경력 가지고 있는 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출신)
  3. 1 or 2번 조건이 포함된 ‘어린 팀’

만약, 포함이 안 된다면? 그럼 그런 사람을 섭외하거나 아니면 아이템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물론 이는 절대적 조건 아니다. 하지만 불편하지만, 대부분은 저 조건에 부합하는 팀이 기회가 많다.

근데, 이해가 된다. 창업자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스타트업 업무 강도는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빡세다! 어쩔 수 없다. 스타트업은 자본력과 인력이 모두 기존 기업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통해 이 격차를 메꿔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40이 넘어서 이 짓을 하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두 번째 조건은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다. 여기서 핵심은기술력 보다는, “이게 사업이 될까?” “어떻게 수익을 만들 수 있을까?”의 관점이다.

만약 당신의 스타트업이 좋은 팀과 우수한 사업성을 증명했다면, 초기 투자 받는 건 좀 쉽다. 금액은 하우스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1억 정도는 꽤 수월하게 받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아닌 경우 많다)

좋은 아이템이란 건 사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그래서 다양하고 많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IR를 하는데, 최근에 내가 예비창업패키지와 소셜밴처 에서 서류 및 대면 평가 면접관으로 참여해보고 느낀 점은, 대부분 좋은 건 다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50명 중 7명을 합격시킨다고 하면, 5명의 심사위원이 각자 평가를 하고, 50명 중에 2~3명은 무조건 4명 혹은 5명의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 안에 있는 심사 위원들은 모두 다른 커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느낌은 비슷하다. 결국 심사 위원도 심사도 하지만, 고객이 될 수도 있기에 보고 좋은 건 그냥 좋다.

그리고 나머지 4등부터 7등까지 합격자 선별과정에서는 표가 많이 갈라진다. 그래서 창업자는 다양한 투자자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안 되는 아이템은 절대 거론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50개 중 대략 10개 정도가 ‘추천’을 1개 이상 받고, 이중 3개 정도는 4~5명에게 좋다는 의견을 받는다. 그리고 나머지 7개는 2명 혹은 3명의 추천을 받는다. 그리고 40개는 그냥 못 받는다.

그래서 내 사업이 투자가 안 된다. 하면, 아이템이 딱! 눈에 띄지 않거나, 팀이 안 좋기 때문이다. (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ㅠ)

그럼 이런 사람들은 포기해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주변에도 정부지원사업 다 떨어지고, 투자자 미팅도 성사가 거의 안 됐지만 그래도 매출을 만들고 비니스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그 이후에 투자를 받으려고 하지도 않으신다 ㅎㅎㅎ

투자를 못 받은 이유: 팀 구성원이 매력적이지 않거나, 아이템이 매력이 없어서

4. 내 경우: 서류 합격 But 면접 탈락 ㅠ

👿 만나자고 하고, 투자 안 함 (이거 싫어하는 거 맞지 않음?!)

우리 팀은 기획자 1인 + 플스텍 개발자 2인으로 만들어진 팀이다. 팀은 문서도 잘 만들고, 커리어도 좋고, PT도 꽤 잘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서류는 잘 통과하는데 면접에서 계속 탈락한다. 왜지?!

우리 같은 팀의 특징이 스펙은 괜찮아서 만났는데, 아이템이 영 별로인 애들이다. (사실이다)

채용을 예로 들면, 서류 전형을 통해 문서 상 스펙이 좋거나, 수행한 업무가 뽑는 포지션과 잘 맞는다고 판단되는 골라서, 면접을 진행하다. 그리고 면접을 통해 이 사람이 진짜 업무를 잘 수행 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채용을 결정한다.

투자도 동일하다. 팀이 좋다면 서류는 꽤 쉽게 통과한다. 아이템이 엉망진창이라도 일단 불러서 만나보면서 이야기한다. 결과는 탈락.

그래서 어느 날은 친한 심사역에 물어봤다 “나 왜?! 왜 안돼!!!” 돌아온 이야기는 사업성이다. 좋은 팀이라 만나보고 기회를 주고 싶은데, 아이템이 구린 거다. 뭐. 어찌하겠느냐? 스스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아이템이 구리다고 하니 너무 극단적인데, 쉽게 말해서 돈을 벌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초기 투자사는 펀드 운영기간은 대략 3~5년. 뭐 좀 길면 5~7년 정도 되는데, 이 기간 안에 돈이 회수되려면, 운영 기간 내 회사가 성장을 하고 후속 투자를 받아야 한다. 즉, SEED 투자 후 2년 정도 지나면 A Round에 가고, 다시 2년 정도 지나며 B로 가야 한다. 그리고 B 정도가 되면 초기 투자자는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여 수익화한다. (구주 매각)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목적은 내가 B Round까지 갈 수 있는 아이템인가? 중요하다. 그래서 오히려 돈은 벌 것 같은데, 후속 투자는 안 받거나 못 받을 것 같으면 투자가 안 된다. 아니! 수익성이 중요하면서! 근데, 그 수익성은 회사의 수익성이고, 투자사의 수익성이 아니다.

실제 내가 받는 피드백은 “필요한 아이템이다” “큰 매출보다는 소소한 수익이 계속 발생할 것 같다” 그리고 진짜로 투자가안됐다 ㅋㅋㅋㅋㅋ 근데, 이 역시 담당자마다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라면 다양하게 만나는 것이 좋다.

투자를 못 받은 이유: 창업자의 매출이 아니라, 나(투자사)의 매출이 안 나오는 아이템

🔚 정리하면?

어찌 됐든, 난 첫 사업에서는 저런 걸 몰라서 투자 유치에 실패했지만 그다음 사업과 지금의 사업은 모두 유치에 성공했다. 확실히 사람은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건 맞는데, 배웠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 혹시 배움이 있었음에도 안된다고 해서 좌절할 이유는 없다.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1. 투자사는 기부단체가 아니다. 그들은 Return을 원한다
  2. 초기 투자는 ‘팀’ 다음엔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아이템’
  3. 후기는 ‘숫자’

다음은 문제점 설정에 실패해서 시간을 날려버린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거.. 꽤 가슴이 아프다.